베이징 올림픽 야구 금메달 획득, 그리고 벅차오르는 감격

2008. 8. 25. 20:54etc.

[2008/08/23 베이징 올림픽] 야구 결승전에서 쿠바에게 승리한 한국 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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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롤의 압박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난 어릴적부터 유독 야구를 좋아했다.
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투수로써 볼을 던지는 것, 타격하는 것,
그리고 공을 던지고 받는 것 모두 나에게는 큰 즐거움이었다.

어린시절 장래희망 조사에서 단골이었던 대통령, 과학자, 판검사, 의사 등을 제외하고
진심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와 내 스스로 되고 싶었던 첫 장래희망은 야구선수였다.
시간의 흐름속에서 어릴적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좋아했던 야구에 대한 관심이
많이 희석된 지금, 한국 야구 대표팀의 금메달은 내면에서 끓어오르는 순수한
열정의 추억에 불을 지피는 듯 하다.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맞이해 통쾌한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한 한국.
애당초 메달 자체가 목표였지만 결승까지 오른 이상 금빛 물결을 꼭 보고 싶었고
나의 이 마음과 국민 모두의 염원을 반영하듯 야구 대표팀은 대한민국에게
올림픽 최초의 구기종목 금메달을 선사하였다.

준결승전에서 그랬듯 결승 역시 하나의 드라마를 보는 듯 하였다.

준결승전이 공격의 드라마였다면 결승전은 수비의 드라마였다.

9회말 잘 던져오던 류현진이 석연치 않은 스트라이크 판정으로 볼넷을 허용,
만루 상황의 위기를 맞이하였고 그 긴장감속에 강민호가 판정시비로 퇴장당했다.
류현진을 구원해 등판한 정대현은 과감한 승부로 연속 스트라이크를 잡아내
상대 타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하였고 결과적으로 병살타를 유도해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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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답게 1회 투런 홈런으로 선취점을 기록, 기선을 제압함으로써
준결승에 이어 결승전에서도 정말 이승엽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승엽에게 이승엽답다라는 말 이외에 필요한 말은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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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강유미를 닮은 괴물 ㅡㅡ^
나이와는 걸맞지 않게 국내 최고의 정통파다운 피칭을 보여주었다.
비록 솔로홈런을 두개 허용했지만 실투라기보다 쿠바타자들이 정말 잘 쳐냈다.
두 번째 홈런은 강민호가 몸쪽 공을 유도해 허를 찌르는 리드였는데
역시 쿠바 타자들..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ㅡㅡ;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있다.
류현진의 공에 대한 스트라이크 존에 관한 것이다.
류현진의 공은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낮게 걸치는 공이 많았다.
8회까지만 해도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던 공들이
9회에 와서는 모두 볼로 판정되었다.
낮게 형성된 볼이긴 했었지만 중계장면으로 보았을 때 스트라이크로 보이는 볼조차
볼로 판정하는 것을 보며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주심이 아무리 푸에르토리코
출신이었다 하더라도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조금 더 강했더라면 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거짓말, 불신, 불의가 만연한 사회 현실에서
올림픽에서만은 진정한 실력올바른 스포츠 정신으로써만
승부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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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
강민호 선수에 따르면 석연치 않은 볼 판정으로 'low ball?' 이라고 질문했지만
심판은 'No ball!'이라고 들어서 판정시비를 이유로 퇴장을 당했다고 한다.
중계화면으로는 심한 어필을 하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기에 퇴장은 나를 매우
당황케했다.

주심 자신이 내린 판정이 잘못된 것임을
스스로 느끼고 있었기에 퇴장이라는 극단적인 판정을 내린 것은 아닐지.
퇴장을 당하며 미트와 글러브를 내 던지는
강민호의 모습에서 잠시 눈물이 고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승리후 가장 미안해하고 기뻐했을 선수는 강민호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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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현.
9회말 1사 만루상황에서 등판하고 싶은 투수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등판해 공을 던져야한다.
외야 플라이 하나로도 동점일 수 있는 상황, 게다가 만루이고 중심타선이기 때문에
볼 하나하나에 엄청난 부담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초구와 두번째 공 모두
스트라이크로 잡아내는 장면에서 환호성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칠테면 쳐 보라는 그 담대함자신감이란!!

2루 아웃과 동시에 1루로 뿌려진 공이 가까스로 이승엽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을 때
그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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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모든 선수들이 잘했지만 대표팀이 우승하는 데까지
가장 큰 공을 세운 숨겨진 선수가 있다.


이용규.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선두타자로 출루해 이승엽의 홈런을 투런홈런으로 만들었고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마찬가지 역할을 해 냈을 뿐 아니라 3점째 득점을 올리는 적시타를
뽑아낸 선수가 바로 이용규다.

개인적으로 KIA팀을 매우 좋아하고 그 KIA팀 선수들 중에서도 유독 이용규 선수가 좋다.
눈빛이 살아있고 출루를 위한 의지가 그 누구보다 큰 선수,
공수주에서 두루 두각을 보이는 선수,
이용규 선수는 금메달의 숨은 주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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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모든 선수들이 한마음이 되어 이러한 큰 감동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한국 야구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격려와 박수, 그리고 감사를 드린다.

야구는 인생의 축소판이며 9회말 투아웃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이번 올림픽 야구에서 인생에서 갖추어야 할,
잊어버리고 지냈던 자세들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큰 감동을 준,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가르침을 준 야구를 보며 큰 행복을 느낀다.